2015년 6월 3일 수요일

8. 2차 세계대전의 상처가 아문 도시 바르샤바(Warsaw)


잠은 4시간 정도 잤지만 그래도 일찍 깨었지만 아침을 느긋하게 시작한다. 묵고 있는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주인한테는 인사하고 가야 할 것 같아 9시 정도까지 있다가 문을 두드리니 Anton은 그때야 부시시한 얼굴을 내민다. 간단하게 잘 있으라고 인사한 후 밖으로 나와 걷는다.

Olga의 집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구글 맵을 켜고 집을 쉽게 찾는다. 당초 예약할 때 Olga의 집을 기준으로 Anton의 집을 예약했기 때문이다.

벨을 눌러도 아무도 응답이 없다. 어제의 악몽이 떠오른다. 조금 있으니 Olga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려고 나오는 바람에 쉽게 만났다. 좀만 늦었더라면 그 앞에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을 텐데. 폴란드에 오래 있을 생각이 아니어서 전화는 빼고 data만 사용할 수 있는 심카드를 산 결과로 더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체코에서는 6만원 정도 들었는데, 여기서는 3천원 정도 들었다. 심카드 살 때 너무 싸서 의아하였던 기억이 난다.

일단 가방을 맡기고 가볍게 카메라만 들고 길을 나선다. 원래 바르샤바에 대해 인터넷에서 봤을때 특별한 것이 없어서 잠깐 들렀다 갈려고 계획했다가 Krokow 숙박을 1박으로 잘못 하는 바람에 하루 더 머물게 된 것과 체코에서의 좋은 기억으로 바르샤바를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그래도 바르샤바도 구경하긴 해야지.

일단 중앙역이 있는 Centrum으로 메트로를 타고 간다. 어제의 학습 덕에 쉽게 메트로를 타고 내려서 Palace of Science and Culture 30층에 있는 전망대를 통해 바르샤바 시내를 우선 둘러본다. 어디가 어디인지 전망대에 지명들을 지도 위에 표시해 둔 것을 보고 방향을 정한다. Old town쪽을 살펴보니 걸어서 가도 될 것 같은 거리이다.


 




 

 











광장과 작은 공원을 지나서 상점에 들러 물과 빵을 산다. 아침을 먹지 않아서 배가 고파 그냥 거리 벤치에 앉아 빵을 먹는다.

근처의 성당을 구경하고 부지런히 Old town 쪽으로 걸어간다. 가다 보니 공원 입구 같은데 학생들이 많이 호기심으로 가본다. 폴란드는 Krakow에서도 그랬지만 단체로 온 학생들이 많다. 군인 두 명이 지키고 있는데 교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무얼 하는 곳인 물어보니 2차 대전 중 죽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곳이란다. 교대식이 끝난 후 광장의 끝 쪽에 앉아 발을 좀 쉬게 한다. 오늘 따라 발이 좀 아파서 양말을 벗어보니 새끼 발가락에 물집이 조금 잡혔다. 발을 좀 푼 후 다른 쪽으로 향한다.
 



 

 
Bastilca Mornor 성당을 지나 Academic Science 건물에 다다른다. 원래 가고자 하는 방향은 반대쪽이어서 방향을 틀어 가다 보니 바르샤바 대학이 나온다. 대학을 다 구경할 순 없는 노릇. 문을 지나 입구 쪽의 건물들만 잠깐 본 후 나온다. Le Royal Meridien Bristol 성당과 대통령궁을 지나니 다시 광장이 나온다.
 
 

 


 
광장 저편으로 성곽이 있고, 조그만 길가에 성당과 건물들이 있다. 한바퀴 돌다보니 다리도 아프고 오늘 따라 좀 피곤하다, 두리번 두리번 음식점을 스캔해 본다. 한 음식점의 광장 노천 테이블에 않아 감자와 생선까스, 그리고 야채가 있는 음식을 시켜 먹는다. 이제 웬만큼 본 것 같고 또 다리도 아파 돌아갈 길을 웨이트리스 아가씨한테 물어본다. 성곽을 따라 내려간다. 조그만 돌과 쇠로 된 기념비가 하나 눈에 띈다. 선생님인듯한 사람이 학생들에게 설명을 해준다. 나도 호기심으로 물어본다. 이게 무엇인지를. 2차대전 전에 소련군이 죽인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념비란다. 다니면서 주로 물어보는 질문은 지도를 가리키며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메트로나 트램타러 가는 곳은 어디인가, 그리고 이 건물이 어떤 건물이가이다.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다.
 


 
 


 
성곽 끝에서 물어 물어 메트로 역까지 간다. 돌아가는 것은 식은죽 먹기. 이른 시간이지만 5시쯤 집으로 돌아와 쉼을 갖는다. 너무 피곤해서 샤워하고 나니 나른해진다. 2시간쯤 잔다. 집은 1층에 주인이 산다. 그리고 나는 3층에서 묵었는데, 약간은 오래된 느낌이지만 넓고 좋다. 다른 방이 하나 더 있고 거실과 부엌, 그리고 욕실이 있는데 오늘은 이 넓은 집에 혼자인 것 같다. 이리하여 폴란드에서의 여행이 끝나는 것 같다. 체코에서 가진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좀더 현대에 가까운, 그래서 감동이 덜한 곳으로 느껴진다. 체코의 도시들은 우리 나라 각 지자체가 하고 있는 슬로우 시티의 느낌으로 쉼을 갖기에 좋은 도시들인 반면, 폴란드의 도시들은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곳으로, 일정 지역에 자그마하게 과거가 남아 있는 것 같다. 바르샤바에서 하루를 더한 것이 여행을 더 여유롭고 즐겁게 한 것 같다.
 

2 June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