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3일 화요일

27. 지중해의 아름다운 옛 도시 토사 데 마르(Tossa de Mar)


오늘은 차를 빌려 바르셀로나 외곽 지역을 가기로 예약을 했기에 조금 서두른다고 하긴 했지만, 생각한 것 보다 1시간 정도 늦는다. 차를 빌리며 네비게이션 때문에 조금 시간이 지체되었다. 렌터 카 회사 직원들이 볼보 RV차량의 내장 네비게이션에 대해 잘 몰라 결국 내가 찾아서 해결한다.

바르셀로나 기차역에 도착할 때 렌터 카 직원이 추천해 준 곳이 세 군데 인데, 그 중 하나인 Tossa de Mar란 곳이다. 시간이 남으면 바르셀로나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산악 지역을 구경할 생각이다.

고속도로에서 나오니 추수가 시작된 밀밭이 넓게 펼쳐지고, 조금 더 가니 꼬불꼬불한 산길이 계속된다. 목적지인 Tossa는 바닷가인 것 같은데 산길만 나오니 조금은 불안하다. 경관은 대관령만 못하지만 대관령 옛 도로를 넘어가는 것과 같은 길이 한참을 이어진다. 드디어 조그만 도시에 도착한다.
 
 
첫 인상은 조용하고 한적한 도시이다.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지도와 대략의 길 안내를 받고 길을 나선다. 길을 조금 가다 보니 기원전 1세기에서 기원후 6세기의 집터가 보인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오래 되었다는 것만으로 눈길을 끈다. 우선 높은 곳으로 가는 길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가는 반대 방향으로 길을 간다. 높은 곳에는 주택지가 자리잡고 있고, 아래로는 아름다운 바다와 전체 도시 전경, 그리고 성곽 유적이 있는 곳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제 내리막길로 내려오다 보니 성곽 아래에 서 있게 된다. 성곽 밑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음식점들을 지나 성곽 입구에 서니 시퍼런 바다의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펼쳐진다. 힘들어 오르기 싫은 표정이 역력한 집사람을 끌고 산길로 올라간다. 산길을 오르면서 보이는 바다는 정말 아름답다. 맨 꼭대기에서 보이는 바다와 도시, 그리고 아담한 해수욕장. 아름다운 지중해의 모습이다.
 
 
 
 
 
 
 
 
 
 
 
 
 
이제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보니 2시가 넘어 배가 슬슬 고파오기 시작한다. 성곽 밑에 있는 음식점들을 지나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 고민하다 한 음식점을 선택한다. 오늘은 생선을 먹기로 하고, 메뉴를 보는데 잘 모르겠다. 종업원이 아주 맛있다는 음식을 추천하는데, 다른 음식들은 다 가격이 적혀 있는데 가격이 싯가라고 적혀 있다. 가격을 물어보니 1인분에 25Euro이고, 2인분 이상만 된단다. 가장 비싼 음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맛있을 것 같아 주문하고 25분 정도 기다린다. 종업원이 생선 한마리를 보여준 다음 조금 있으니 갈색 소스가 덧 입혀진 흰 살의 생선과 감자가 나온다. 굉장히 부드럽고 비린 맛이 없는 처음 먹어보는 생선 요리이다. 비싼 놈을 먹긴 했지만 그래도 입이 즐거우니 마음도 가벼워 진다. 막내딸이 집사람이 여행을 떠나올 때 우리 부부에게 각각 5만원씩 준 돈으로 맛있게 음식을 사 먹으니 더 기분이 좋다.

이번 여행을 떠나며 아이들한테 많은 것을 받았다. 큰애에게서는 걸치는 얇은 잠바를, 둘째한테는 돈을, 그리고 막내한테는 손수 밤새워 만든 셔츠와 집사람 원피스, 그리고 돈을 받았기에 더욱 뜻있는 여행을 행복한 마음으로 할 수 있어 좋다.

포만감으로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안내소에서 가르쳐준 해변 길로 차를 달린다. 너무 꾸불꾸불하여 위험하기도 한 도로를 20Km 이상 달리다 보니 아름다운 바다가 지겨울 정도로 계속 된다. 나중에는 좀 지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아름다운 바다는 동해안 도로나 제주도에서도 더 멋있는 바다 풍경을 볼 수 있지만 여기도 그에 못지 않게 아름답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보기로 하고 다시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우선 집 근처에서 집사람을 내려주고 나는 자동차를 반납하기로 한다. 집사람이 내리고 한적한 곳에 가서 네비게이션으로 Barcelona Sants를 찾는데 도무지 나타나지 않는다. 한참을 실갱이를 하다 어떤 사람에게 묻고 다시 네비게이션을 만지고 있는데 젊은 남녀가 와서 어떤 사람이 운전석 반대쪽 차문을 열고 차에서 무엇인가를 옷 속에 감추는 것을 보았다고 잃어버린 게 없냐고 물어본다. 아무리 봐도 잃어버린게 없는 것 같아 괜찮다고 한다. 혹시 도난당한 물건이 있으면 빨리 경찰에 신고하라고 한다. 네비게이션 장소를 이 사람이 잘 가르쳐 주어서 위치를 입력을 할 수 있게 된다. 갑자기 운전석에 있던 핸드폰이 없어진 것을 깨닫게 된다 다급한 맘으로 경찰서를 물어보니 1Km 즘 걸어가야 한다고 해서 포기하고 역에 가면 해결책이 있겠지 하고 역으로 가서 우선 차를 반납한다. 역에 있는 경찰서에 가보니 자기네들 업무는 끝났다고 24시간 운영하는 Espana 광장에 있는 경찰서로 가보라고 한다. 다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니 그냥 걸어가는 것이 낫다고 방향을 알려준다. 경찰서에 가니 영어로 상담해주는 직원이 있다. 그런데 핸드폰은 시리얼 번호가 있어야 신고할 수 있다고 한다. 핸드폰에 있던 신용카드 2장도 집에 가서 신고하라고 한다. 자기는 10시까지 근무이므로 신고하려면 핸드폰 시리얼 번호를 알아가지고 그 때까지 오라고 한다.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인터넷 연결이 매우 어렵긴 해도 어렵사리 신용카드 분실 신고를 먼저 한 후, 서울은 새벽 4시가 좀 넘긴 했는데 큰 애 은지한테 전화를 해서 시리얼 번호를 받아 다시 경찰서로 향한다. 영어 상담 직원은 없고 경찰이 42장을 서류를 작성하라고 준다. 그런데 여권을 가지고 오지 않아 오늘 신고하는 것을 포기하고 경찰서를 나온다. 택시를 타는 곳으로 가니 스페인 광장 뒤로 아름다운 분수 쇼가 펼쳐지고 있다. 마음은 조금 우울하지만, 그래도 그 곳의 아름다운 모습이 위안이 된다.
 




 
 
 
 
 



21 June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