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6일 토요일

11. 핀란드 (Finland) 탐페레 (Tampere)의 검은 호수

오늘도 어김없이 4시면 눈이 떠진다. 어제의 일들을 정리하고 잠깐 눈을 붙인다. 오늘 아침은 누른밥과 짠지. 아직 어제의 상처가 남아있어 약간 절룩거리긴 하지만 그냥 걸을 만하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집을 나선다. 쓰레기를 버리고 버스 정류장에 앉아 핸드폰을 보니 그 안에 있던 기차표가 없다.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찾아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쓰레기로 버렸던지 아니면 어디에서 흘린 것 같다. 쓰레기통은 하도 깊어 어떻게 해볼 수도 없다.

기왕 나선 김에 중앙 기차역으로 가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발행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기차표 재발행이 가능한지를 알고 싶어서. 물어보니 된단다. 기쁜 마음으로 기차에 가보니 내 자리는 2층에 있다. 우리나라도 경춘선에 2층 기차가 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내가 타보기는 처음이다. 위에서 내려다 보는 느낌이 다르고, 더 잘 보이는 느낌이다.

 
 
 
2시간 정도 걸려 Tampere에 도착한다. 우선 약국에 들어 장황한 설명 끝에 상처 소독약과 바르는 파스를 산다. 어제 붙인 밴드 안이 약간 짓무른 것 같아 얼른 떼어내고 소독약을 바른다. 그리고는 조금 불편한 발목에 바르는 파스를 골고루 발라준다. 시원한 느낌은 오지만 금방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기차역에서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샌드위치와 견과류를 산 다음, 먹으면서 기차역에서 앞쪽 방향으로 직진해 내간다. 물론 아무 생각없이 기계적으로 걷는 것이다. Tampere는 핀란드의 2번째 도시이며 공장도 좀 있다고 한다. 길가에 현대화된 상점들이 제법 보인다.
 
조금 전진하다 보니 구 시청 청사와 오래된 교회가 하나 보인다. 광장에 앉아 견과류를 먹고 다시 앞으로 나간다. 이젠 300여년이 된 Alexander 교회에 잠깐 들어가 본다. 파이프 오르간과 많은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자리에 나도 앉아 본다. Alexander 교회 건너편에는 중앙도서관이 있는데 모양이 좀 특이하다.
 
 
 
 
 
 
 
 
잠시 도서관을 둘러보고 다시 걷다 보니 높은 타워가 보인다. 방향을 타워 쪽으로 하고 한참을 걸으니, 타워 주변으로 놀이 시설이 있다. 놀이시설엔 관심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주변 경치를 구경하며 사진을 찍는다. 특히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은 압권이다.

 
 
 
오늘은 무리하지 말아야 하지 하는 생각으로 주변의 보트 정박장를 구경하다 기차역에서 산 샌드위치를 먹는다. 정말 맛이 없다.
 
 
 
배도 찼으니 다시 걸어야지. 높은 곳에서 볼 때 고속도로 같은 도로가 있길래 걸어갈 수 있는 길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보니 자전거와 사람이 다니는 길이 있다. 길을 따라 가다 보니 바다 위 다리 위를 건너게 된다. 무거운 차량이 지날 때마다 다리가 조금 출렁인다. 호수나 바다는 무슨 색인가 하고 우리나라에서 질문을 하면 거의 대부분의 답은 파란색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호수 물의 색이 거무튀튀하다. 가장자리에 조금 보이는 물은 맑은데 그 바로 옆은 신기하게도 검은 색으로 무섭게도 느껴진다. 다리를 건너 한참을 갔는데도 길을 건너는 데가 없다. 차들이 너무 빨리 달리는 곳이라 무단횡단도 할 수 없고.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육교가 보인다. 건너니 공원이 있다. 이제 또 앉아 다리를 쉬게 한 다음 또 방향만 정하고 또 걷는다. 오래된 성당을 다시 구경한 후 기차역으로 향한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아 기차 시간을 당겨야겠다. 기차역 창구에서 물어보니 5유로를 더 내라고 한다. 아무튼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기차에 오르니 졸음이 밀려온다. 헬싱키 도착 무렵까지 열심히 잔다. 중앙 기차역에 도착하여 창구에 가서 Truku 가는 기차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왕복은 70 Euro, 편도는 36 Euro 정도라고 한다. 7일날 Truku로 갈 것인지 아님 다른 곳이나 집에서 쉴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배로 가는 것이 비행기보다 비싸고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Turku에서 Stockholm가는데 페리를 이용하면 갑판에서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약 87 Euro정도 들어 비행기보다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79.82 Euro를 주고 비행기를 예약했으니 이 또한 즐겁다. 누군가 여행 정보에 배가 싸다고 했는데 잘 찾아보면 싼 비행기를 찾을 수 있다.
오늘은 라면이 먹고 싶어 기차역 근처의 대형 마켓으로 갔다. , 신선한 야채, 고기, 생선 등 거의 모든 식료품이 구비된 곳으로 엄청나가 넓다. 아무리 둘러 보아도 내가 먹고 싶은 라면은 없다. 일본 식품 몇 개만 눈에 띈다. 결국 훈제 연어, 샐러드, 날 생선을 산다.
능숙하게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온다. 그런데 한 정류장 앞에서 버스가 다른 방향으로 간다. 다시 돌아 오겠지 하고 계속 타고 가는데 방향이 다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다 내린다. 종점인 모양이다. 나도 내려서 정류장에 있는 지도를 보니 다른 버스들도 다 비슷하게 섬을 각기 다른 쪽으로 돈다. 버스를 다시 확인하여 보니 집 앞으로 가는 버스가 여럿 있다. 집으로 돌아와 훈제 연어, 샐러드, 날 생선에 김이 느끼함을 잡아 줄 같아 같이 먹어보니 괜찮은 것 같다. 거의 느끼한 식사를 하지 않아 배가 부담된 적은 없어 좋다.


 5 Jun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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